축구스타열전

#114 프랑스의 괴물수비수 마르셀 드사이

시북(허지수) 2020. 8. 23. 23:21

 

 프랑스가 배출한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마르셀 드사이. 그는 로날드 쿠만처럼 서로 다른 두 팀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해 본 선수이자, 월드컵과 유로우승의 주역이었던 빛나는 레전드였지요. 오늘은 철벽수비수로 평가받던 "괴물" 드사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로필

 

 이름 : Marcel Desailly (드사이, 데사이, 두사이 등으로 표기됩니다)
 생년월일 : 1968년 9월 7일
 신장/체중 : 185cm / 80kg
 포지션 : DF, MF
 국적 : 프랑스 (가나 출신)
 국가대표 : 116시합 3득점

 

 프랑스 철벽수비의 중핵 드사이 이야기

 

 드사이는 뛰어난 신체적 조건을 활용하며, 파워풀한 수비를 자랑하던 선수였습니다. 필드 플레이는 물론이고 공중전까지 1대 1에서 밀리는 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경이적인 점프력을 자랑했기 때문에, 수비라인에 든든한 드사이가 버티고 있으면 그 중량감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비라인의 지휘도 훌륭한 평가를 받습니다. 발재간도 안정되어 있고, 냉정한 판단력도 겸비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드사이는 철벽이라는 극찬이 아깝지 않은 명선수였습니다. 그의 수비 실력은 당대 세계최고클래스의 실력이었지요. 드사이는 별명이 몇 개 있지만, 저는 이 별명이 제일 와닿더군요. "몬스터" 정말 괴물같은 훌륭한 선수입니다.

 

 드사이는 서아프리카에 위치해 있는 가나에서 태어났습니다. 드사이가 4살 무렵, 부모님이 프랑스로 이주하게 되었고 이후 프랑스에서 자라게 되지요. 드사이는 FC낭트의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배워나갔습니다. 86-87시즌에 드디어 FC낭트에서 정식 프로선수로 데뷔하게 되면서 드사이의 본격적인 축구인생이 시작됩니다. 스무살 무렵부터는 소속팀에서 주전 선수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1992-93시즌 마르세유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마르세유는 92-93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따냈습니다. 강호 AC밀란을 1-0 으로 물리친 것이지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장한 20대 중반의 드사이는 참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승에 대단한 공헌을 했습니다. 덕분에 이듬해인 1993-94시즌에는 세리에의 명문 AC밀란으로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전 소속팀 마르세유는 이 무렵 프랑스리그 승부조작이 발각되어서 2부리그 강등의 굴욕을 당합니다. 다만, 챔스리그 우승은 인정받았습니다.)

 

 AC밀란에서도 드사이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밀란의 전설, 레이카르트의 후계자로까지 평가받는 등 부동의 지위를 차지합니다. AC밀란은 1993-94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합니다. 전설의 오렌지 삼총사가 떠났지만, 그 빈 자리를 이번에는 사비체비치, 보반, 드사이의 세 명의 뛰어난 용병이 멋진 활약을 펼쳤고, 타소티, 도나도니, 마사로, 말디니 등 이탈리아 선수들의 활약이 겹치며 FC바르셀로나에게 환상적으로 4-0 으로 대승하며 감격적 우승을 차지했지요. 드사이는 이번에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골까지 넣었지요. 덕분에 마르세유 시절에 이어서 2년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합니다. 우승청부사라는 유쾌한 별명도 따라붙습니다.
 
 AC밀란 시절에 두 번의 세리에A 우승을 경험합니다. 드사이는 이 우승들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AC밀란에서 주전선수로 눈부신 성공을 했습니다. 빠질 수 없던 선수였고, 95-96시즌에는 리그, 컵대회, 유럽클럽대항전을 넘나들면서 무려 53경기나 출장하는 등 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했습니다.

 

 눈부신 클럽팀 활약에 힘입어, 1993년부터는 프랑스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어서 언제나 수비의 중요한 선수로서 활약을 펼쳐나갔습니다. 프랑스의 굳건한 센터백 드사이였지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1998년 월드컵이 되었습니다. 지단을 필두로 프랑스는 화려했고, 강력했습니다. 공수에 약점이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프랑스의 축구를 보며 아트사커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프랑스 1998년 월드컵 우승! 이 때의 철벽 프랑스 수비라인도 유명했습니다. 혹자는 공격의 MVP가 지단이었다면, 수비의 MVP는 드사이였다며, 드사이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는 황금기였습니다. 2년 후, 유로2000 도 우승하면서 좋았던 시절을 보냅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드사이는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팀을 옮겨서, 주전 철벽수비수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유로2000 이후, 드사이는 프랑스 대표팀의 캡틴을 맡기도 했습니다. 높은 통솔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받지만, 프랑스는 이후 공격력 부진을 보이면서 월드컵과 유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유로04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드사이가 물러난 이후, 훌륭한 차세대 수비수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던 프랑스 대표팀은 유로08 에서는 무기력하게 탈락하는 충격적 모습을 보여주고 맙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프랑스도 한 세대가 저물고, 이제는 이런 진통 속에서 과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세월이 흘러 프랑스는.... 하하, 월드컵 우승을 기록했군요!

 

 드사이는 첼시에서 오랜기간 캡틴을 맡는 등 6년동안 훌륭하게 활약했고, 선수 생활 마지막은 카타르에서 보냈으며, 2006년에 현역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그가 프랑스 국가대표로 출장한 116경기는 훌륭한 기록이 되었고요. 은퇴 후에는 AC밀란의 아프리카 신인발굴 스카우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혹시 또 모릅니다. 드사이가 발견한 보물같은 아프리카 신동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지. 은퇴 후에는 가나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고 발언한 적도 있는데, 아무래도 지도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준비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현역시절, 필드의 거대한 바위였던 마르셀 드사이 였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예전 2001년 인터뷰에서 최고의 중앙수비수로 마르셀 드사이를 꼽기도 했는데, 역시 어떤 팀일지라도 든든한 중앙수비수가 부재한다면 참 아쉬운 일이겠지요. 허허. 글을 마칩니다.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시는 애독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8. 07. 14. 초안작성.

 2020. 08. 23. 가독성 보완 및 관련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